문화/라이프

오윤 작고 40주기…원판과 노트로 다시 읽는 판화의 칼맛

판화가 오윤(1946~1986)의 작고 40주기를 맞아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에서 작품 31점과 자료 300여 점을 갖춘 기획전이 내년 2월 14일까지 열린다. 인사동 동덕아트갤러리에서는 판화 187종을 처음 한자리에 모은 특별전이 12일까지 이어진다. 1986년 첫 개인전 개막 굿판 영상도 40년 만에 공개됐다.

나무를 조각 도구로 깎는 장인의 손

사진:  Vatsal Tyagi (새 창에서 열림) · Unsplash (새 창에서 열림)

판화가 오윤(19461986)의 작고 40주기를 맞아 서울에서 그를 되돌아보는 전시 두 곳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평창동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에서 기획전 ‘오윤’을 내년 2월 14일까지 연다. 인사동 동덕아트갤러리에서는 판화 187종을 모은 ‘새김에서 각인으로: 19461986, 오윤의 궤적’이 12일까지 이어진다.

시립미술아카이브 기획전, 작품 31점·자료 300여 점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아카이브 전용 공간이다. 이곳에 차린 기획전 ‘오윤’은 완성 작품 31점과 판화 원판, 습작, 드로잉, 노트 등 자료 300여 점을 함께 보여준다. 결과물인 판화와 그것을 낳은 판목, 메모를 나란히 놓아 작가의 손길과 조형적 선택을 직접 확인하게 하는 구성이다.

전시는 오윤이 남긴 노트와 잡문에서 제목을 딴 여섯 부로 나뉜다. ‘개도치 오윤’, ‘땅에 넋이 있지라’, ‘관자재보살행심반야바라밀다시’, ‘응당 무엇을 표현하는가’, ‘나가 포함된 집단적 흥’, ‘나두야 간다’가 그것이다. 연대기 흐름 속에 작가의 생각이 형성돼 가는 과정을 읽도록 설계됐다.

‘도깨비’ 220cm 원판…1986년 개막 굿판 영상 40년 만 공개

전시의 중심에는 1985년 대작 ‘도깨비’가 있다. 광목에 찍은 고무판화로 87.5×207cm 규모이며, 봉산탈춤 팔목중춤의 사설을 화면에 새기고 춤추고 북을 치며 씨름과 술판을 벌이는 도깨비들을 담았다. 함께 전시된 가로 220cm 고무판화 원판에서는 판을 깎은 칼의 방향과 힘을 확인할 수 있다.

1986년 5월 서울 인사동 그림마당민에서 열린 생애 첫 개인전 ‘오윤 판화전’의 개막 굿판을 찍은 비디오 영상 일부도 40년 만에 처음 공개됐다. 오윤이 대작 ‘도깨비’ 앞에 차린 젯상에 절하는 모습과 당시 이애주 춤꾼의 굿춤판을 만날 수 있다.

책 표지로 간 판화…’오적’·‘노동의 새벽’·‘토지’

오윤의 그림이 사람들에게 닿은 통로는 책이었다. 김지하 담시집 ‘오적’에는 표지화 ‘소리꾼’과 내지 판화 여덟 점이 실렸고, 박노해 시집 ‘노동의 새벽’(1984)에는 오윤이 쓴 제목 글씨와 판화가 들었다. 박경리 ‘토지’ 제6권 표지에는 1977년 작 ‘지리산’이 쓰였다. 그는 생전에 45권의 도서에 판화 137점과 그림 76점으로 참여했다.

전시 기간에는 오윤을 여러 관점에서 살피는 강연 여섯 차례와 어린이·가족 프로그램 ‘개도치 판화공방’이 열리고, 신진 연구자 6명에 대한 연구 지원도 진행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수집하고 정리한 자료가 앞으로 오윤의 예술 세계를 다양한 시각에서 연구하고 해석하는 기반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사동 ‘새김에서 각인으로’…판화 187종 처음 한자리

오윤은 소설가 오영수의 아들로 부산 동래에서 태어나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했다. 1969년 ‘현실동인’에 참여했고 1979년 현실참여 예술 단체 ‘현실과 발언’ 창립에 가담하며 현실을 다루는 미술의 길을 걸었다. 1986년 첫 개인전을 연 뒤 마흔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인사동 동덕아트갤러리의 ‘새김에서 각인으로’는 작가가 생전에 찍은 판화와 유족이 사후 원판으로 찍은 판화를 합쳐 187종을 처음 한자리에 모았다. 창작예술인 지원 단체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주최했으며 작품 판매도 이뤄진다. 올해는 서울 구의동 옛 상업은행 건물에서 오윤이 1973년 제작한 테라코타 부조가 철거 위기에 놓이면서 보존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술관의 자료 수집과 도시 안 작품 보존이 같은 질문을 나누는 대목이다.

대표 이미지는 목재 조각 자료 사진이며 전시 실물 작품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의 오윤 전시는 언제까지 열리나요?
내년 2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모음동에서 열립니다.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인사동 '새김에서 각인으로' 전시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서울 종로구 인사동 동덕아트갤러리에서 12일까지 열립니다. 작가가 생전에 찍은 판화와 유족이 사후 원판으로 찍은 판화를 합쳐 187종을 처음 한자리에 모았고 작품 판매도 이뤄집니다.
이번 전시에서만 볼 수 있는 자료는 무엇인가요?
1986년 5월 그림마당민 첫 개인전 개막 굿판을 찍은 비디오 영상 일부가 40년 만에 처음 공개됩니다. 가로 220cm 규모의 '도깨비' 고무판화 원판과 판화 제작 도구, 노트와 메모 전사 자료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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