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용 갭 -15.1%p…20년 만에 최저, 부채비율 급락
BIS 집계로 올해 1분기 한국 신용 갭이 -15.1%p를 기록하며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석 달 만에 6.6%p 낮아진 191.5%로 집계됐다.
사진: Megan O'Hanlon (새 창에서 열림) · Unsplash (새 창에서 열림)
1분기 신용 갭 -15.1%p, 2006년 이후 20년 만에 최저
신용 갭은 가계와 비금융기업의 신용을 합친 민간신용의 명목 GDP 대비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18일 공개된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한국의 신용 갭은 -15.1%포인트(p)로 집계됐다.
2006년 1분기 말(-15.3%p) 이후 20년 만의 최저치다. 작년 4분기 말(-8.7%p)보다는 6.5%p, 작년 1분기 말(-5.5%p)보다는 9.6%p 각각 더 깊어졌다.
BIS는 신용 갭을 과도한 신용 축적에 따른 금융위기 가능성을 점검하는 조기경보 지표로 쓴다. 마이너스 폭이 이만큼 커졌다는 것은 민간 부문의 대출 성장이 경제 규모 성장보다 오래 뒤처져 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정점 15.6%p…2022년 3분기부터 14분기 연속 하락
시계열을 되짚으면 방향이 뚜렷하다. 한국의 신용 갭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4분기 말 4.6%p였다가 2020년 4분기 말 15.1%p로 확대됐고, 2021년 1분기 말 15.6%p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7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2022년 3분기 말부터 올해 1분기 말까지 14개 분기 연속 하락했고, 2024년 2분기 말 -2.3%p로 마이너스로 넘어간 뒤로는 8개 분기 연속 장기 추세를 밑돌았다. 지난해까지 한 자릿수였던 마이너스 폭은 올해 들어 두 자릿수로 커졌다.
GDP 대비 민간신용 191.5%, 석 달 만에 6.6%p 급락
올해 하락은 추세치가 아니라 실제 비율이 내려온 영향이 크다. 1분기 말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191.5%로, 작년 말 198.0%보다 6.6%p 낮아졌다. 같은 기간 장기 추세치는 206.7%에서 206.6%로 사실상 제자리였다.
부채 비율이 내려가는 방식도 짚을 필요가 있다. 부채 잔액이 늘더라도 분모인 명목 GDP가 더 빠르게 증가하면 비율은 낮아질 수 있다. 곧 이번 수치가 대출 잔액 자체의 대폭 축소와 일치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민간신용 191.5%, 코로나 이전보다 여전히 높아
신용 갭 하락을 가계와 기업의 부채 문제가 해소됐다는 뜻으로 읽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이 원 보도의 분석이다. 현재 민간신용 비율 191.5%는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말의 185.1%보다 여전히 높다.
장기 추세치 역시 과거 부채비율 흐름을 통계적으로 추정한 값일 뿐 적정 부채 수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용 갭의 급격한 마이너스 확대는 금융 안정성 위험이 줄었다는 신호인 동시에, 민간 부문이 성장 동력을 잃고 있을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할 대목이다.
자주 묻는 질문
- 신용 갭이란 무엇인가요?
- 가계와 비금융기업의 신용을 합한 민간신용의 명목 GDP 대비 비율에서 장기 추세치를 뺀 값입니다. 플러스면 신용이 장기 추세보다 빠르게 쌓이는 상태, 마이너스면 추세를 밑도는 상태를 뜻하며 BIS는 금융위기 가능성을 살피는 조기경보 지표로 활용합니다.
- 한국 신용 갭은 왜 이렇게 낮아졌나요?
- 2021년 1분기 15.6%p 정점 이후 2022년 3분기부터 14개 분기 연속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1분기에는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 자체가 작년 말보다 6.6%p 낮아진 191.5%로 집계되면서 장기 추세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 신용 갭 하락은 좋은 신호인가요?
- 과도한 신용 팽창에 따른 금융 불안 우려는 줄어든 것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민간신용 비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보다 여전히 높고, 비율 하락이 개별 가계와 기업의 상환 능력 개선을 곧바로 보여주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