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상반기 순이익 3배…유동성비율은 정상화
자산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5천7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8% 늘었다. 2분기 평균 유동성비율은 129.18%로 36.30%p 내려갔지만 레고랜드 사태 직후의 초긴축 국면에서 벗어난 정상화로 풀이되며, 정체된 여신은 중금리대출 총량 예외로 물꼬를 트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사진: Declan Sun (새 창에서 열림) · Unsplash (새 창에서 열림)
상위 20개 저축은행 상반기 순이익 5천746억원…218% 증가
자산 상위 20개 저축은행은 업계에서 규모 기준으로 선정된 대형사들을 가리키는 잣대다. 이들 20개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천746억원으로, 작년 동기 1천806억원보다 3천940억원 늘어 218% 증가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출 규제 강화로 이자 수익이 어려워진 환경에서 유가증권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대형사들의 실적이 개선됐다.
순이익 규모별로는 OK저축은행이 2천2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 1천530억원, 웰컴 873억원, SBI 376억원, DB 138억원 순이었다.
OK·한국투자 두 곳이 전체 순이익의 66.4% 차지
수익의 집중도도 뚜렷하다. 자산 기준 2위와 3위인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 두 곳의 순이익이 20개사 전체의 66.4%를 차지했다. 자산 1위인 SBI는 상대적으로 이익 규모가 작았다.
대형사 중심의 실적 회복이라는 뜻이다. 규모가 있는 회사일수록 유가증권 투자와 자산 운용의 폭이 넓어, 규제 환경에서도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쉬운 구조다.
유동성비율 129.18%…36.30%p 내려간 건 ‘정상화’
눈에 띄는 지표는 유동성비율이다. 20개사의 2분기 평균 유동성비율은 129.18%로 작년 동기 165.48%보다 36.30%p 하락했다. 유동성비율은 만기 3개월 이내 상환 부채와 예금 대비 즉시 지급 가능한 원화 자산의 비율로, 금융감독원 규정 기준은 100% 이상이다.
하락의 배경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다. 당시 대거 들어온 예적금 만기에 대응해 단기 자금을 예탁금으로 묶어두면서 지표가 200%대까지 치솟았고, 이제 각 사가 판단하는 적정 수준으로 내려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작년 6월 말 240.75%에서 1년 만에 140.83%로 떨어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줄면서 과도한 충당금 부담이 감소한 측면도 있다. 상위 5개사의 유동성비율은 한국투자 140.83%, OK 124.63%, 웰컴 119%, SBI 111.91%, 애큐온 104.14% 순이었다.
여신 잔액 68조2천124억원, 1년 새 2천285억원 증가에 그쳐
본업인 여신은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위 20개사의 2분기 여신 잔액은 68조2천124억원으로 작년 동기 67조9천839억원 대비 2천28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대출 규제 여파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 활성화로 물꼬를 터주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전액 제외하기로 했다. 그동안 저축은행은 민간중금리대출 취급분 기준으로 80%까지만 총량 예외를 인정받았다.
지난 6월 도입된 중금리 생활안전대출 취급 기관도 6곳에서 9곳으로 늘어났다. 당국은 앞으로 중금리대출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전성 관리가 남은 숙제…연체율 변수
업계의 반응은 신중하다. 중금리대출 수요는 충분하지만 찾아오는 차주 대부분이 이미 대출 한도를 채운 상태라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공급을 무리하게 늘렸다가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적이 3배로 뛴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의 관전 포인트는 양적 확대가 아니라 질적 균형이다. 규제 완화로 열린 중금리대출 문을 건전성 관리와 병행해 얼마나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로 연결할지가 업계의 숙제로 남는다.
자주 묻는 질문
- 저축은행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 대출 규제로 이자 수익이 어려운 환경에서 대형 저축은행들이 유가증권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효과가 컸습니다. OK저축은행이 2천2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웰컴·SBI·DB가 뒤를 이었으며, OK와 한국투자 두 곳만으로 20개사 전체 순이익의 66.4%를 차지했습니다.
- 유동성비율이 36.30%p 내려간 것은 문제 아닌가요?
- 급격한 하락이지만 위기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몰려든 예적금을 지키려고 유동성 자산을 쥐고 있던 탓에 지표가 200%대까지 올라갔고, 이제 각 사가 판단하는 적정 수준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금융감독원 규정 기준인 100% 위에서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 저축은행 대출은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나요?
-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방향을 맞췄습니다. 지난달부터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전액 제외하기로 했고, 중금리 생활안전대출 취급 기관도 6곳에서 9곳으로 늘었습니다. 다만 업계는 연체율 등 건전성 부담 때문에 공격적인 대출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