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원 직원, 공탁금·경매보관금 56억 횡령…회수율 12%

법원 주사보가 부산지법과 울산지법에서 공탁금과 경매보관금 56억원을 횡령해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다. 부산지법 공탁금 회수율은 12%에 그쳤고 법원은 감사원 통보를 2년간 미뤄 주의 처분을 받았다.

나무 의자가 늘어선 빈 법정 내부

사진:  Trnava University (새 창에서 열림) · Unsplash (새 창에서 열림)

수령인 불명 공탁금을 53차례 빼돌린 법원 주사보

공탁금은 소송이나 강제집행 과정에서 법원에 맡겨두는 돈으로, 사안이 마무리되면 수령인에게 돌아가는 자금이다. 이 돈을 보관하던 법원 직원이 직접 빼돌린 사실이 국정감사 자료로 확인됐다.

6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실이 법원행정처와 각급 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산지법 법원주사보였던 A씨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공탁금 약 48억2천만원을 횡령했다. 회수된 금액은 5억8천만원(12%)에 그쳤다.

A씨는 재판사무시스템을 조작해 수령인이 불명인 사건의 수령인을 자신의 누나로 바꾼 뒤 공탁금을 지급받았다. 총 53차례에 걸친 부정 출급이 확인됐다. 사건 전말은 연합뉴스 보도에 정리돼 있다.

부산 48억·울산 7억8천…법원을 옮겨가며 범행 지속

범행은 두 개 법원에 걸쳐 있었다. A씨는 2020년 울산지법 경매참여관으로 근무할 때 경매 배당액을 축소한 뒤 남은 돈을 가족 명의 계좌로 보내는 방식으로 경매보관금 7억8천만원을 빼돌렸다.

울산에서 적발되지 않자 부산으로 옮긴 뒤에는 규모가 더 커졌다. 인사이동으로 공탁 업무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민원실을 찾아 처리하지 못한 일이 있다며 업무용 PC를 빌려 추가 인출을 반복했다.

A씨는 파생상품 투자로 4억원 상당의 빚이 생기자 지급 가능성이 낮은 사건의 공탁금을 빼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훔친 돈 역시 파생상품에 쏟아부어 대부분 사라졌다.

잔액 0원 들통나 징역 15년…공탁관 등 6명 연대 징계

사건이 드러난 계기는 범행이 아니라 외부 문의였다. 2023년 부산시가 공탁금 수령에 필요한 서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공탁금 잔액이 0원인 것이 발견되면서 실종된 돈의 행방이 추적됐다.

A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부산지법은 A씨를 파면하고 당시 공탁 업무를 담당했던 공탁관과 종합민원실장 등 6명을 견책이나 정직 2개월 등으로 징계했다.

부산지법은 국고 손실 회수를 위해 피해회복 실무팀을 꾸렸다. 다만 이미 투자로 탕진한 상태라 되찾은 몫은 미미하다.

결재 확대·전자결재 도입은 뒤늦게…감사원 통보는 2년 방치

법원행정처는 사건이 터진 뒤에야 공탁금 지급 시 결재 범위를 확대하고 전자결재 방식을 도입했다. 정정 내역을 삭제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고치는 후속 조치도 이어졌다.

그러나 법원은 공탁금과 법원보관금이 사라진 사실을 감사원에 통보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올해 주의 처분을 받았다. 서영교 의원은 동일 직원이 두 법원을 거치며 56억원을 빼돌리는 동안 감사와 인사, 회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 의원은 횡령 사실을 파악하고도 감사원에 약 2년간 통보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라고 덧붙였다. 사건 이후 보강된 통제 장치가 다른 법원에서 실효성을 갖는지가 남은 과제다.

자주 묻는 질문

법원 직원이 어떤 방법으로 공탁금을 횡령했나요?
재판사무시스템을 조작해 수령인이 불명인 공탁 사건의 수령인을 자신의 누나로 임의 변경한 뒤 돈을 지급받는 방식이었습니다. 총 53차례에 걸쳐 48억원 상당을 부정 출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횡령된 56억원 중 얼마가 회수됐나요?
부산지법 공탁금 48억2천만원 중 회수액은 5억8천만원으로 12% 수준입니다. 훔친 돈이 파생상품 투자로 탕진되면서 피해회복 실무팀을 꾸렸음에도 대부분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울산지법에서 횡령한 7억8천만원의 회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사건 이후 어떤 조치를 했나요?
공탁금 지급 시 결재 범위를 확대하고 전자결재 방식을 도입했으며 정정 내역을 삭제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고쳤습니다. 다만 횡령 사실을 감사원에 통보하지 않아 올해 주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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