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호크 고도계 오류 알고도 방치…67명 사고 보고서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미 육군 조사보고서는 사고 헬기의 고도계 오류 가능성을 육군이 사전에 인지하고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매뉴얼 반영은 2027년으로 예정됐다.
사진: Sven Piper (새 창에서 열림) · Unsplash (새 창에서 열림)
미국 워싱턴DC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충돌해 67명이 숨진 사고의 군 내부 조사에서 장비 결함을 알고도 방치한 정황이 확인됐다. 희생자 유가족에게 전달된 조사보고서가 언론에 입수되면서 사고 이전의 위험 관리 실패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67명 숨진 DC 여객기 충돌, 육군 보고서에 방치 정황 담겨
블랙호크는 미 육군이 운용하는 다목적 수송 헬기다. 2025년 1월 29일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와 육군 블랙호크가 공중 충돌하면서 양쪽 탑승자 67명이 모두 목숨을 잃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희생자 유가족에게 제공된 미 육군 조사보고서를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육군은 사고가 난 블랙호크를 포함한 구형 기종의 고도계가 부정확한 수치를 표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고, 조종사들이 결함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보도
고도계는 200피트 표시, 실제 고도는 278피트
오차의 크기도 구체적으로 기록됐다. 사고 당시 블랙호크 고도계에는 200피트(약 61m)가 표시됐지만 실제 비행 고도는 포토맥강 상공 278피트(약 85m)였다. 약 24m가량 낮게 잡힌 것이다.
구형 블랙호크에 장착된 기압식 고도계는 최대 140피트(약 43m)의 오차가 발생하더라도 육군의 비행 허용 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헬기에 달려 있던 추가 연료탱크도 고도계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근접충돌 위험 수년간 수집 안 해…DC 상공 교육도 부족
보고서는 기체를 넘어 조직 문제도 지적했다. 육군 지휘부는 수년간 항공기 간 근접 충돌 위기 사례를 체계적으로 수집하지 않았고, 항공 교통이 혼잡한 워싱턴DC 일대 상공의 특수한 위험성에 대한 조종사 교육도 충분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헬기 승무원들은 야간투시경을 사용하면서 주변 도시 불빛 때문에 접근하던 여객기의 조명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사관들은 승무원들이 실제 충돌한 여객기가 아닌 다른 항공기에 주의를 집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항공 교통 관제사가 접근 여객기의 방향과 거리를 알려줬다면 충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매뉴얼 반영은 2027년…징계 언급 없다는 점이 남긴 질문
후속 조치 속도에도 물음이 붙는다. 육군은 사고 이후 고도계 오류 가능성을 전군에 공지했지만 관련 내용이 운용 매뉴얼에 본격 반영되는 시점은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기상 조건이나 비행 환경 변화가 고도계 정확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전체 헬기 대상 조사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육군은 이번 보고서에서 자체 위험 관리 조치에 실패했음을 인정했지만 군 지휘부에 대한 징계 조치 내용은 담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앞서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군용 헬기와 민간 여객기의 비행경로를 지나치게 가깝게 설정한 연방항공청(FAA)에 사고의 주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의는 조사 결과만큼이나 앞으로의 안전 조치 속도와 맞물려 주목된다.
자주 묻는 질문
- 워싱턴DC 헬기 충돌 사고는 어떤 사건인가요?
- 2025년 1월 29일 미국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와 미 육군 블랙호크 헬기가 공중 충돌해 양 항공기 탑승자 67명이 모두 숨진 사고입니다.
- 고도계 오류는 얼마나 컸나요?
- 사고 당시 블랙호크 고도계에는 200피트, 약 61미터가 표시됐지만 실제 비행 고도는 포토맥강 상공 278피트, 약 85미터였습니다. 구형 블랙호크의 기압식 고도계는 최대 140피트, 약 43미터의 오차가 발생해도 육군 비행 허용 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미 육군은 사고 이후 어떤 조치를 했나요?
- 고도계 오류 가능성을 사고 이후 전군에 공지했습니다. 다만 관련 내용이 운용 매뉴얼에 본격 반영되는 시점은 2027년으로 예정돼 있고, 기상 조건이나 비행 환경이 고도계 정확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전체 헬기 대상 조사도 아직 마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