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주도 전고체 배터리 국제표준, IEC 과제로 채택

중국이 제안한 자동차용 전고체 배터리 국제표준이 IEC 신규 표준화 작업 과제로 승인됐다. 한국·일본·프랑스 전문가가 참여했으며 시험 항목과 평가 조건이 핵심이다.

전기차 전고체 배터리 셀 기술

사진:  Kumpan Electric (새 창에서 열림) · Unsplash (새 창에서 열림)

중국 제안안, IEC 신규 표준화 과제로 승인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쓰는 차세대 배터리다. 이 배터리의 자동차용 국제표준 제정 작업이 중국이 제안한 안을 바탕으로 공식 시작됐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최근 중국이 주도적으로 제안한 자동차용 전고체 배터리 국제표준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신규 표준화 작업 과제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가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를 인용해 전한 내용이다.

승인된 표준안에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충전식 리튬이온 전고체 배터리의 적용 지침과 시험 항목, 시험 조건이 담겼다. 이를 토대로 세계 최초의 자동차용 전고체 배터리 국제표준 제정이 진행된다.

시험·평가 조건이 핵심…한·일·프 전문가도 참여

표준의 쟁점은 성능 수치 자체보다 측정 방법이다. SAMR은 중국 내부에서 축적한 연구개발과 시험평가 기준을 토대로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을 어떻게 시험하고 평가할지 정하는 것이 이번 표준안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제안 과정에는 한국과 일본, 프랑스 등 여러 나라의 기술 전문가가 참여했다. 표준이 국제적으로 쓰이려면 다수 국가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참여 국가의 폭이 넓다는 점은 이후 심의 과정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국가별 시험 방식이 다르면 같은 배터리라도 지역마다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번 표준이 시험 조건을 통일하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인증 절차가 단순해지지만, 그 기준을 누가 정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는 구조다.

세계 최초 국가표준 시행에 이은 이중 포석

중국의 이번 행보는 단발이 아니다. 중국은 지난 7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세계 최초의 국가표준을 시행했다. 정량적 성능 지표를 적용해 전고체 배터리와 고체·액체 혼합형, 기존 액체 배터리의 기술적 경계를 명확히 나눈 것이 골자다.

공업정보화부도 지난달 전고체 배터리 관련 산업표준 초안 10건을 공개하고 업계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국가표준과 산업표준을 먼저 정비한 뒤 그 체계를 국제무대로 끌고 나가는, 안팎으로 짜인 이중 전략으로 읽힌다.

배터리 산업에서 중국의 생산 비중은 이미 압도적이다. 여기에 시험·평가 규격까지 국제표준으로 이식되면, 중국 기업들은 생산공정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해외 시장 요건을 맞출 수 있게 된다.

”’판매량보다 큰 가치’…표준이 시장 규칙을 바꾼다”

표준의 전략적 가치는 업계에서 이미 정설처럼 다뤄진다. 양차오싱 상하이메탈마켓 배터리 애널리스트는 SCMP에 중국이 IEC 차원의 국제표준 마련에 나선 것은 전고체 배터리 산업이 중요한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라며, 중국의 시험 방법과 평가 체계가 사실상 글로벌 기본값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것이 배터리를 얼마나 많이 생산·판매하느냐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시장의 진입 조건을 쥐는 쪽이 이후 제품 설계와 검증 비용의 기준을 정하기 때문이다. 유럽과 일본도 통신·신소재 분야에서 비슷한 표준 선점 전략을 써 왔다는 것이 아주경제 보도의 맥락이다.

중국 국제표준 연구자의 말도 같은 방향이다. 그는 중국 제품이 해외 시장에 나갈 때 기술 사양이나 생산 공정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현지 기준을 충족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SCMP에 말했다.

양산 기술과 투자 비용은 여전히 남은 산

표준이 모든 문제를 풀지는 못한다. 양차오싱 애널리스트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까지는 복잡한 제조 기술과 막대한 투자비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며, 표준은 산업화를 촉진하는 촉매제일 뿐 만능 해법이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기술 확산의 폭도 넓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 외에 휴머노이드 로봇, 드론,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등 미래 산업의 전원으로도 검토되고 있다. 표준이 먼저 정리될수록 이 후속 시장의 설계 기준도 일찍 굳어진다.

한국·일본·유럽 배터리 업계 입장에서는 표준 논의 참여가 곧 방어이자 기회다. 제안 단계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결과물에 맞춰가는 수밖에 없지만, 시험·평가 방식 설계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면 자국 기술 경로를 국제표준에 반영할 여지가 생긴다. 다국적 전문가가 참여한 이번 작업구성이 실질적 균형을 만들어낼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자주 묻는 질문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와 뭐가 다른가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배터리입니다. 발화 위험을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어 안전성과 주행거리가 중요한 전기차는 물론 로봇·드론·eVTOL 같은 새로운 제품군의 전원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IEC 국제표준 제정은 언제 완성되나요?
이번 승인은 표준 제정 작업이 공식 시작되는 단계입니다. 여러 국가 전문가가 참여하는 만큼 초안 심의와 의견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하며, 최종 발행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배터리 업계에는 어떤 영향을 주나요?
시험 방법과 평가 체계가 중국 중심으로 정해질 경우 한국 업계도 그 기준에 맞춰 제품을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표준화로 글로벌 요건이 통일되면 인증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표준 논의 참여도가 실질적 경쟁력에 영향을 줍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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