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송유관 피격 마비…호르무즈로 돌아가는 원유 수출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사우디 동서 송유관 대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 확대가 추진된다. 혁명수비대는 해협에서 유조선 기뢰 충돌을 주장했다.
사진: Shaah Shahidh (새 창에서 열림) · Unsplash (새 창에서 열림)
동서 송유관 11일 드론 공격…복구까지 ‘수 주’ 전망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은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질러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이어지는 길이 1천200㎞의 원유 수송로다.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을 옮길 수 있는 이 송유관이 지난 11일 최소 두 곳에서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AP 통신은 지역 관계자를 인용해 송유관이 다시 가동되기까지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전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사우디가 우회 수송로로 써온 시설이 정확히 그 반대 방향에서 마비된 셈이다.
그동안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우회 수출해온 사우디로서는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 통한 수출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복구 시점이 늦어질수록 원유 공급 차단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아람코 하루 400만 배럴 수출…100만 배럴 다시 호르무즈로
블룸버그는 사안을 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가 이달 들어 첫 1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선적량을 지난달보다 늘렸으며 추가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람코는 이달 초 전체 원유 수출량을 하루 약 400만 배럴로 늘렸고, 이 가운데 약 100만 배럴은 호르무즈 해협을, 나머지는 송유관 종착지인 홍해 얀부항을 통해 수출하고 있었다. 유조선 추적 데이터에서도 최근 몇 주 12척 이상의 사우디 유조선이 해협 바깥에서 대기하다 페르시아만 수출 터미널에서 선적을 늘리는 흐름이 확인됐다.
다만 블룸버그는 확대 폭과 속도가 얼마나 나올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지난달 사우디의 전체 원유 선적량은 하루 평균 약 300만 배럴로 최소 9년 만에 최저였다. 봉쇄가 이어지는 해협에 배를 더 보내는 결정 자체가 위험을 키우는 구조다.
페르시아만→중국 운임, 사상 첫 하루 100만 달러 육박
수송 비용의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페르시아만 내 사우디 항구에서 중국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비용이 사상 처음으로 하루 약 100만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블룸버그 집계됐다.
해협을 지날 수 있는 유조선 자체가 부족해진 데다 전쟁 위험 보험료가 붙으면서 운임이 폭등한 결과다. 원유 가격뿐 아니라 물류 비용까지 함께 오르는 이중 부담이 아시아 수입국들의 지출을 늘리고 있다.
IRGC ‘해협 봉쇄’ 선언…어선 2척 피격에 어부 실종
해협의 안보 상황은 더 험악해지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 남단 통제 구역 진입을 시도하던 유조선 엘가이가호가 기뢰에 충돌해 폭발,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주장했다. 이 선박은 파나마 선적 2만8천799t급이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현재 봉쇄됐으며 자신들의 정보 감시와 통제하에 있다고 선언했다. 사전 경고를 무시한 불법 통항이 사고 원인이라는 게 이란 측 주장이다.
민간 피해 신호도 잇따른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호르모즈간주 캉간 항구 인근 페르시아만 해역에서 어선 두 척이 드론 공격을 받아 어부 여러 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이 말하는 공격 주체는 통상 미국이나 이스라엘을 가리키며, 수색 구조 작전이 시작된 상태다. 원유 수송로 위기가 어민 등 일반 시민의 안전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무게가 달라졌다.
자주 묻는 질문
- 사우디 동서 송유관은 어떤 시설인가요?
-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질러 페르시아만에서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이어지는 길이 1천200㎞의 원유 수송로로,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을 옮길 수 있습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우회하는 핵심 대안이었습니다.
- 송유관 중단이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108달러대까지 오르는 등 상승 압력이 커졌습니다. 페르시아만에서 중국까지 원유를 나르는 운임도 사상 처음으로 하루 약 100만 달러에 육박했습니다.
- 호르무즈 해협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 이란 혁명수비대가 해협을 봉쇄했다고 선언한 상태이며, 유조선 엘가이가호가 기뢰에 충돌해 화염에 휩싸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 국영방송은 어선 2척이 드론 공격을 받아 어부 여러 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