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투자자예탁금 4개월새 51조 감소…개인은 코스피 44조 순매수

10월 2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이 88조6,841억원으로 6월 4일 고점 대비 4개월여 만에 51조원(36.5%) 줄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44조원을 순매수했다. 줄어든 돈의 행방과 증시 수급에 남는 영향을 정리했다.

불빛으로 시세가 표시된 증시 전광판 자료 사진

사진:  Tyler Prahm (새 창에서 열림) · Unsplash (새 창에서 열림)

주식 투자용 대기 자금을 뜻하는 투자자예탁금이 6월 초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4개월여 만에 절반이 가까이 줄었다. 연합뉴스가 24일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바탕으로 보도한 값은 이날 기준으로 올해 최저 수준이었다. 줄어든 규모만 51조원이다.

10월 22일 예탁금 88조6,841억원, 1월 최저 이후 가장 낮게

지난 2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88조6,841억원이었다. 올해 가장 낮았던 1월 13일(88조489억원)보다는 소폭 많지만, 그날 이후로는 가장 낮은 값이다. 앞선 21일에 이미 9개월여 만에 90조원선을 내줬는데, 이틀 연속 줄며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투자자예탁금은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돈 중 아직 쓰이지 않은 몫이다. 계좌에 1천만원을 넣고 700만원어치 주식을 샀다면 남은 300만원이 예탁금이 된다. 주식을 매수하거나 자금을 은행으로 빼가면 줄어들고, 매도 대금이 들어오거나 새 돈이 이체되면 늘어난다. 주가 급락과 급등이 반복되는 국면에서 이 지표는 개인의 추가 매수 여력을 가늠하는 눈금으로 쓰인다.

고점 139조6,947억원과 비교하면 4개월여 만에 36.5% 감소

올해 예탁금 흐름은 6월을 경계로 갈린다. 상반기 코스피 상승장에서 개인 자금이 증권 계좌로 대거 이동하며 예탁금은 6월 4일 139조6,947억원까지 불어났다. 앞서 1월 13일에는 88조489억원까지 낮아졌다가 다시 그 수준 근처로 내려온 것이다.

139조6,947억원과 비교하면 22일 값은 51조106억원 줄어든 것으로, 감소율은 36.5%다.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돈이 4개월여 만에 사라졌다. 서울경제는 10월 들어서만 예탁금이 12일 100조4,389억원, 15일 96조9,121억원으로 내려가는 등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고 짚었다.

개인은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44조1,661억원 순매수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자금 빠짐과 매수가 동시에 일어났다는 점이다. 예탁금이 고점을 찍은 6월 4일부터 지난 23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유가증권시장에서 44조1,661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에서도 3조1,456억원을 순매수했고,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 규모는 28조2,538억원에 달한다. ETF 수치에는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 계좌를 통한 매수가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는 이런 매매 규모를 감안하면 줄어든 예탁금 51조원은 대부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입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 자금이 은행 등으로 대거 빠져나간 흔적은 약하고, 예탁금 상당분이 주식 매입에 쓰인 뒤 하락장에서 평가액에 묶여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이는 매매 자금 규모로 거꾸로 추정한 해석이라, 실제 자금 행방은 계좌 이체 통계로만 확정할 수 있다.

코스피는 6월 22일 사상 최고 종가 9,114.55에서 약 39% 하락

시장 국면은 예탁금 감소의 배경이 됐다. 코스피는 6월 22일 9,114.55로 사상 최고 종가를 기록한 뒤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10월 23일 종가는 5,550.30으로, 최고 종가 대비 약 39% 내려온 수준이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도 지수가 크게 무너졌던 10월 10일처럼 하락 일변의 장이 이어지면서 추가 증권 계좌 이입은 크게 줄었다는 게 보도의 설명이다.

방향이 온전히 일방적인 것은 아니다. 예탁금이 올해 최저였던 1월 13일의 코스피는 4,692.64였고, 지난 22일에는 5,533.77이었다. 지수만 보면 800포인트 이상 높고, 23일에는 낙폭을 만회하는 상승 마감도 이어졌다. 대기 자금은 줄었지만 시장이 1월보다 높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대기자금 51조 감소가 남기는 수급 우려

예탁금이 얇아지면 증시의 완충재도 얇아진다. 상반기에는 개인이 막대한 대기 자금을 앞세워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냈다. 그 여력이 줄면 매도 물량을 소화할 수요가 부족해지고, 증시가 수급 측면의 하방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 연합뉴스 보도에 담긴 전망이다.

반대로 예탁금은 시장 바닥을 확인하는 지표로도 쓰인다. 개인이 주식을 사 두고 남긴 돈이 다시 불어나면 추가 매수 여력이 확보됐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6월 고점 이후 4개월의 자금 흐름이 다음 국면의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지, 주의 깊게 지켜볼 시점이다.

대표 이미지는 불빛으로 시세가 표시된 전광판을 보여 주는 자료 사진으로, 한국거래소나 특정 증권사 매매 화면을 촬영한 사진이 아니다.

자주 묻는 질문

투자자예탁금은 어떤 돈인가요?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돈 가운데 아직 투자에 쓰이지 않은 대기 자금입니다. 예컨대 계좌에 1천만원을 넣고 700만원어치 주식을 샀다면 남은 300만원이 예탁금에 해당합니다. 주식을 매수하거나 돈을 은행으로 옮기면 줄고, 매도하거나 새로 이체하면 늘어납니다.
줄어든 51조원은 어디로 갔나요?
연합뉴스 보도와 업계 해석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44조1,661억원, 코스닥에서 3조1,456억원을 순매수하고 ETF까지 대거 매수한 점을 고려하면 줄어든 예탁금 상당분이 국내 주식 매입에 투입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이는 매매 자금 규모를 추정한 해석이지, 확정된 사실은 아닙니다.
지금 코스피는 어느 수준인가요?
10월 23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0.30% 오른 5,550.30에 마감했습니다. 6월 22일 기록한 사상 최고 종가 9,114.55와 비교하면 약 39% 내려온 수준이고, 예탁금이 올해 최저였던 1월 13일(4,692.64)보다는 800포인트 이상 높습니다.
예탁금이 줄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대기 매수 자금이 얇아지면 주가가 하락할 때 받아 주는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 보도된 전망입니다. 상반기처럼 개인 자금이 외국인 매도세를 흡수하기 어려워지면 증시가 수급 부족으로 하방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반대로 예탁금이 다시 늘어나면 추가 매수 여력이 확보됐다는 신호로 읽히기도 합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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