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상흑자 세계 2위…독일·일본 합친 것보다 많다
올해 2분기 한국 경상흑자가 1166억3000만 달러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독일·일본 흑자 합계를 넘어선 것은 1996년 통계 이래 처음이며 IMF는 올해 연간 흑자를 4219억 달러로 전망했다.
사진: Haris Illahi (새 창에서 열림) · Unsplash (새 창에서 열림)
2분기 경상흑자 1166억 달러…중국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세계 2위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 거래, 해외에서 받는 소득 등 대외 거래에서 들어온 외화가 나간 외화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게재된 국제통화기금(IMF) ‘주요국 경상수지’ 통계에서 올해 2분기 한국의 경상흑자는 1166억3000만 달러(약 155조 원)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주요 36개국 가운데 순위는 중국(1937억2000만 달러)에 이어 2위다. 1분기(743억8000만 달러)에 이어 두 분기 연속 2위이고, 상반기 누적(1910억1000만 달러)으로도 사상 처음 세계 2위에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310.9% 늘어난 수치다.
중국과의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한국의 2분기 흑자는 중국 흑자의 60.2% 수준으로, 1년 전의 22.7%보다 3배 가까이 커졌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중국(3780억3000만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독일·일본 합계를 137억 달러 앞서…1996년 통계 이래 첫 초과
이번 수치의 의미는 절대 규모보다 비교 대상에 있다. 제조업 수출 강국인 독일의 2분기 경상흑자는 522억8000만 달러로 3위, 일본은 506억2000만 달러로 4위였다. 두 나라를 합쳐도 1028억9000만 달러로, 한국보다 약 137억 달러 적다.
한국의 경상흑자가 독일과 일본의 합계를 넘어선 것은 세 나라 통계가 모두 등재된 1996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독일 흑자는 11.9%, 일본은 5.0%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한국만 3배 이상 커지면서 서열이 뒤집혔다.
흐름은 3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8월 한국의 경상흑자는 881억9000만 달러로 독일·일본 합계(808억2000만 달러)를 73억7000만 달러 앞섰다. 다만 대만은 IMF 비회원국이라 이번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도체 수출 3분기 218.7% 급증이 흑자 확대 견인
흑자 확대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국가데이터처 집계로 반도체 수출은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81.6%, 3분기에는 218.7% 늘었다. 3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1480억2000만 달러(약 196조 원)로,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이 직접 반영된 결과다.
수출 호조는 성장률 전망에도 영향을 줬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반도체 수출 호황을 근거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3.5%까지 올린 바 있다. 경상흑자와 성장률 전망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수출 주도 회복 구조의 특징이다.
다만 성장 동력이 특정 산업에 쏠려 있다는 점은 이번 흑자 구조의 그늘이다. 올해 2분기에는 상위 5대 기업이 전체 수출의 절반을 넘어선 데다, 이번 경상흑자도 반도체 없이는 규모를 설명할 수 없다. 수출 구조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IMF “올해 연간 4219억 달러 흑자”…GDP 대비 18.8%로 1980년 이후 최고
연간 기준 전망도 같은 방향이다. IMF는 10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한국의 올해 연간 경상흑자를 4219억4600만 달러(약 560조 원)로 내다봤다. 중국(8632억500만 달러)에 이은 2위로, 지난해 WEO 기준 5위에서 세 계단 오른 순위다. 지난해 실적 1231억 달러는 당시 역대 최대였는데, 이를 3배 이상 경신할 규모의 전망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흑자율은 18.8%로 1980년 이후 최고치가 예상된다. 같은 지표에서 중국은 4.0%, 독일은 4.5%, 일본은 4.6%에 그친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X(옛 트위터)에 “대한민국은 선진국을 뒤따르는 나라를 넘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끄는 선도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고 적으면서 “경제의 활력이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 더 나은 소득과 생활의 여유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9년 3위·2031년 5위 하락 전망…AI 수요와 경쟁국 추격이 변수
IMF는 지금의 흑자 규모가 영구적이지 않다고 본다. 내년과 2028년까지는 4000억 달러를 웃돌지만, 2029년에는 2956억5600만 달러로 줄며 순위도 3위로 내려가고, 2031년에는 1774억9100만 달러로 5위까지 밀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락 전망의 배경은 흑자의 원천이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AI 투자 열기가 식거나 중국 등 경쟁국의 반도체 추격이 본격화하면 메모리 가격과 수출 증가율이 함께 꺾일 수 있다. 흑자의 지속 여부가 단일 품목의 수요 사이클에 달려 있는 구조다.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내년 반도체 수요의 지속 여부고, 다른 하나는 이번 흑자가 기업 투자와 고용, 소득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다. 경상흑자는 국부가 쌓이고 있다는 신호지만, 그 성과가 내수와 체감 경기로 전달되는 속도가 향후 경제 흐름을 판단하는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 한국 경상흑자 세계 2위는 어떤 의미인가요?
- IMF가 주요 36개국을 대상으로 집계하는 경상수지 통계에서 분기 흑자 규모가 중국 다음으로 크다는 뜻입니다. 올해 1분기(743억8000만 달러)와 2분기(1166억3000만 달러) 모두 2위였고, 상반기 누적으로는 사상 처음 세계 2위에 올랐습니다. 상품·서비스 등 대외 거래에서 벌어들인 외화가 나간 외화보다 그만큼 많다는 의미입니다.
- 독일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게 처음인가요?
- 네, 세 나라의 분기 통계가 모두 확인되는 1996년 1분기 이후 처음입니다. 올해 2분기 독일은 522억8000만 달러, 일본은 506억2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합계 1028억9000만 달러인데, 한국의 1166억3000만 달러가 약 137억 달러 더 많습니다. 같은 기간 독일과 일본의 흑자는 각각 11.9%, 5.0%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 경상흑자가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 반도체 수출 호조가 결정적입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수출은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81.6%, 3분기에는 218.7% 늘었고, 3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1480억20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 여파로 2분기 한국 경상흑자도 1년 전보다 310.9% 증가했습니다.
- 세계 2위 흑자는 앞으로도 이어지나요?
- IMF 전망은 단기 유지와 장기 하락을 함께 제시합니다. 내년과 2028년까지는 4000억 달러를 웃도는 흑자가 이어지지만, 2029년에는 2956억5600만 달러로 줄며 순위가 3위로 내려가고 2031년에는 1774억9100만 달러로 5위까지 밀릴 것으로 봅니다. AI 투자 흐름과 중국 등 경쟁국의 반도체 추격 속도가 최대 변수입니다.